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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 인물을 뜯어보자

행개련 0 2220

공직선거, 인물을 뜯어보자


서 영 복(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많은 이들이 6·2 지방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공직후보자 뿐만 아니라 각계가 좋은 사람 뽑아야 한다며 이번에도 갖가지 주문과 다짐들을 내놓고 있다. 각 정당에서도 공천과정에 유권자들이 배심원으로 참여케 하는 등 제도 개선책을 선보이고 있다. 일단 기대해볼 일이다. 그러나 유권자의 '사람 보는 눈, 사람 고르는 솜씨'에 결국 많은 게 달려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국면에도 그래서,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판단기준들이 유권자에게 많이 제시되고 있다. 이 중에는 인간 '됨됨이'에 관한 잣대들도 적잖다. 이게 어찌 공직후보자에 국한되고, 이를 두루 갖춘 사람은 또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긴 해도 후보의 긍정적 덕목들을 들먹이는 건 추상적이어서, 여기서는 그들의 부정적 면모를 선택기준의 일례로 들어볼까 한다.

못 돼먹은 후보의 됨됨이들
노블리스 오블리제나 '큰 의무'는커녕 남들 다 하는 범인들의 '작은 의무'도 애써 피한 자, 벽돌 한 장 하나하나 쌓아본 가늠 없이 거창한 구호나 공약 부르짖는 자, 이웃 지역과 함께 할 일 따로 벌이며 자원 낭비하는 자, 공익과 주민보다는 이익단체나 업역을 앞세우는 자, 출신 계층과 성별 내세우면서도 오히려 이를 욕되게 하고 굴레 씌우며 혼자 출세하려는 자.

아쉬울 땐 간·쓸개 다 빼줄 듯 굴다가 언제 그랬느냐 식으로 표변하는 자, 사람을 수단으로만 대하는 자, 능력은 좋으나 사고방식이나 인간적인 성숙도가 떨어지는 자, 사람에 대한 선입견·편견·과거의 기억에 매몰된 자, 경력관리로 겉만 번드르르하게 '스펙' 갖추고 얼굴 내미는 자, 간판·인적 네트워크 내세우며 자리만 꿰차고 있는 자, 때 되면 출마 일삼는 자.

세상에 자기보다 못한 사람 별로 없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자, 언론 플레이에 목매달고 신실함 없이 건성건성 사람 대하는 자, 호가호위와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의 소유자, 윗전엔 벌벌 기고 아랫사람에겐 폭군 노릇하는 자, 회의나 모임에서 자기 말만 하는 자, 지연·학연·혈연 파먹고 사는 자, 남의 것 남의 공 가로채서 제 것인 양 떠들고 과실 독차지하는 자.

'뱁새' 부탁 · 돼지고기 한 근 거절했다 선전해대며 뒷전에선 '황새' 청탁 · 뇌물 받아 챙기는 자, '오랜 행정경험' 들먹이나 무소신·눈치 보기·인사 운동·줄서기로 이골 난 자, 온갖 토론회 단골 출연에 기고 남발하는 자, 폴리페서와 텔리페서, 투사 행세에 악다구니만 쓰는 자, 권력 업고 특혜 누리다가 탄압받는 체 하는 자, 전국적 거물인 양하며 지역과 유리된 자.

어찌 이뿐이겠는가? 유권자마다 사람 보는 눈이 제각각이겠고, 고약하기 짝이 없는 사례와 표현도 얼마든지 있을 줄로 안다. 그러다 보면 별 뾰족한 사람 없다고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됨됨이나 인물 위주로 보면 자칫 인정에 이끌려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자들을 이 같은 관점에서 뜯어보는 게 더 현실성 있을지 모르겠다는 뜻에서, 되는 대로 예를 들어봤다.

정책 · 정당보다 인성(人性)
공직선거법 같은 잣대나 비리 전력자를 가려내는 일은 기본이다. 대개는 거기서 거기인 정책과 공약을 들여다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선거현실에서는 이마저도 뒷전으로 밀린다. 조직과 금력, 이미지 홍보, 바람직스럽지 못한 지역주의적 정당투표 등으로 줄곧 있으나 마나 한 기준이 되고 말지 않던가? 그래서 최소한 사람을 알아보자는 거다.

유권자마다 여덟 표씩이나 행사해야 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후보가 많아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겪어봐도 잘 모르는 게 사람이라 말자. 눈 씻고, 나름대로 구체적이고 세밀한 기준으로, 꼼꼼히 살펴보자. 앞으로 두 달 여 '조그맣지만 큰 차이'를 찾아, 투표했으면 한다. '누구는 어떻다' 식 구전홍보를 포함한 전방위 공세에 무심하게 '표심' 내맡길 일이 아니다.

※ 출처: 전북도민일보 2010년 3월 11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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