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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와 시민교육의 파당성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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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거버넌스와 시민교육의 파당성 줄여야



서 영 복(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지방자치제를 재도입한 지도 20년이 흘렀다. 분권과 자치, 반부패를 향한 법제정도 할 만큼 했다. 주민투표제처럼 직접 관계되는 법제 말고도 공직자윤리법 30년, 정보공개법·행정절차법 15년, 부패방지법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랬건만 지방자치 각 주체들은 할 말이 많다. 모두 성에 안 차고 불만투성이다. 지방자치는 거듭되는 문제제기들로 어지럽고 답답하다.

지방자치 20년, 주민의 몫은
지방정부는 날마다 권한, 예산, 인력 타령이다. 중앙정부는 분권에 따르는 지방통제와 책임성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주민은 평소 무관심과 비협조 속에, 참여와 투명성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들 지방분권 확대, 자치역량 제고, 주민참여, 반부패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실천이다. 특히 거버넌스와 시민교육에 머리를 맞댔으면 하는 요즘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지방정부의 기관 역량만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이는 지방정부와 주민 간의 거버넌스, 참여 그리고 인적자원의 개발·양성·활용으로 촉진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외부 지원 못지않게, 두 주체의 역량증대와 상호작용 속에 지역사회 내부의 활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백번 옳은 말이요 발전방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의 지역 거버넌스와 시민교육의 현실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파당적 거버넌스와 주민교육이 문제다. 이는 지역사회 전래의 연고주의·분파성·지역감정과 상승작용을 하여 지방의 효율성·투명성·공정성·합리성 등을 저해하면서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사회통합을 해치고 있다.

지방의 정치인들이나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파당적이지 말라고 하는 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날마다 칼날 위를 걷는 전쟁일 것이요 그 전쟁의 연속에서 자기 편 아닌 사람들을 널리 끌어안으라고 하는 것도 허망한 얘기일 수 있겠다. 어찌 보면 유권자와 주민이 시시때때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을 팍팍하고 외롭고 고달프게 안 만들어주는 일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문제는 심각하다. 지방자치, 지방정부와 관련한 주민사회·시민단체·지식인 집단의 파당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개탄이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거버넌스의 정치오염 문제다. 특정 이념과 정파에 지나치게 경도되고 복무하며, 네트워킹한다면서 끼리끼리 조직화하고 몰려다니는 게 너무 노골적이다. 이를 얼마나 줄이며 지역의 역량을 최대화하느냐가 과제다.

파당성에는 진보냐 보수냐가 없다. 내용, 방식, 하는 짓이 똑같다. 욕하는 쪽 욕먹는 쪽이 매한가지다. 자치단체장들의 줄 세우기 인사는 비판하면서 자기들은 지방정부에서 자리 차지하기·나눠먹기·세력 키우기 싸움에 열중한다. 주민교육의 경우도 별 다를 바가 없다. 하도 전투적이고 조직적이어서 마치 대선, 총선, 지선 준비 작당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들 한다.

각성과 절제, 제도적 처방을
위원회나 자문기구 같은 참여장치가 무슨 동문회나 향우회나 특정 집단 출신 일색이다시피 하고, 여기에 일부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끼어들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도 한다. 시민교육, 주민교육이 흡사 당원교육 같다는 소리도 들린다. 마을가꾸기나 마을기업 등이 그 공헌 한편으로, 배타적이고 파당적인 세력화의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한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각성과 절제를 빌 뿐이다. 언론의 편향적 자세가 여기에 가세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와 지방정부 평가의 개선, 중립적 시민교육 장치 같은 제도적 처방을 기대한다. 지방정부 평가의 경우, 지역민을 얼마나 골고루 알차게 참여시키고 지원하며 지역역량의 제고로 이어지게 하는가에 관한 항목을 비중 있게 반영해갔으면 한다.

※ 출처: 전북도민일보 2011년 3월 30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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