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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실종된 서울시의회 議政

행개련 0 1577

민생 실종된 서울시의회 議政


이근주(행개련 인사정책위원장, 이화여대 사회과학대 교수)


무상급식 문제로 인한 서울시장과 시의회의 갈등이 발생한 이후 시의회는 오세훈 시장이 제출한 조례안은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은 반면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제출한 조례안은 100% 통과시켰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오 시장이 제안한 의견청취안도 시의회에서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시가 제안했지만 시의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조례안과 의견청취안 등은 모두 32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가 서울시와 시의회가 조례의 내용이나 그 효과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해 합의한 결과라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서울시민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책의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가 지배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와 한나라당 시장 사이의 정치적 힘겨루기의 결과로 나타난 비정상적인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서울시와 시의회 간 갈등의 결과로 시민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과 시의회 간의 갈등은 조례의 제정뿐만 아니라 현재 집행중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양화대교다. 서울시는 양화대교 아래로 6000t급 배가 운항할 수 있도록 교각 폭을 42m에서 112m로 확장하는 공사를 지난해 2월에 시작해 오는 12월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내 다수당인 민주당측이 ‘정부의 대운하 사업과 연계됐다’며 반대해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그 결과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가 중단되고 ‘ㄷ’자형 임시 가설 교량의 장기이용으로 잇단 교통사고는 물론 양화대교를 이용하는 하루 14만여대의 자동차가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와 시의회의 정치적 갈등의 결과로 서울 시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서울시에서 추진해온 복지 및 투자 사업 등의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혹은 대폭적으로 삭감돼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추진해 오던 사업의 예산이 삭감되면 향후 해당 정책의 추진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서울시가 투자했던 부분이 모두 매몰돼 그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서울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다.

지난번 지방의회선거 이후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민주당이 지지하는 정책이 많이 채택될 것이라는 예측은 됐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사사건건 갈등과 대립으로 서울 시민에게 불편과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서울시와 시의회 간의 갈등과 대립은 마치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싸우는 모습과 너무나도 유사하다. 서울시와 시의회 간의 갈등 원인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도 구태의연한 정치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 서울시와 의회는 정치적 논리에 몰입해 지방자치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기본을 정한 지방자치법은 ‘주민의 편의와 복리 증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양심에 따른 업무 처리’를 지방자치의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연 지금의 서울시와 시의회가 주민의 편의와 복리 증진을 위해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양심에 거리낌없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를 보면 주민의 편의와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정치 논리 혹은 정당의 논리가 민생이 핵심이 돼야 할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게 하면 안 된다. 하루라도 빨리 서울시와 시의회는 지방자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주민 편의, 복리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는 민생이 기본이다.

출처: 문화일보 2011년 5월 11일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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