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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체제 개편과 제주특별자치도

행개련 0 1801

행정체제 개편과 제주특별자치도


양영철(행개련 정책위원,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중앙정부는 전국의 지방행정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대통령직속으로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희귀하게도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출발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목적은 전국의 228개의 기초자치단체를 60개 내외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다. 공교롭게도 제주특별자치도도 최근에 도지사 자문형식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도내의 행정체제 재편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 위원회의 목적이다. 대부분 도민들은 재편안의 방향은 기초자치단체 부활 또는 그 이전단계로 행정시장의 직선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를 비교해 보면 예견되는 안은 정부는 확대 쪽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축소 쪽으로 가는 것 같다. 때문에 정부와는 정반대로 가는 제주 도안을 정부나 국회가 승인해 주겠냐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제주도행정체제를 개편하는 안은 중앙정부의 관계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본질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행정체제는 행정운영에 중심 골격이다. 중심골격의 개편은 이에 따라서 모든 것이 재검토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행정체제개편은 지금의 행정체제가 나타난 배경인 제주특별자치도의 변형정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행정체제의 변경 정도에 따라서 현재 형태의 제주특별자치도의 폐지에서부터 시작하여 대폭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첫째, 실용성 면이다.
실용성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현재 문제가 행정체제개편으로 인하여 얼마나 문제가 풀어질 것인가다. 행정체제개편 과정에는 수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행정체제개편은 이러한 물리적 비용 외에 행정과 주민 간, 주민과 주민 간에 갈등도 정도의 차일 뿐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많은 비용과 시간, 사회적 갈등보다 행정체제개편안의 효과성이 클 것인가에 대한 검토를 진지하게 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방법만 수정하면 될 정도의 옹색한 개편도,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개편도 경계대상 1호다.

둘째, 행정체제개편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중심골격이 아무리 중요해도 삶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역시 행정체제개편도 마찬가지다. 행정수단일 뿐이다. 따라서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경우처럼 특별자치의 목적과 방향을 훼손하는 일을 유념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현재 모든 지방분권정책을 행정체제 개편안이 마련된 후로 미루고 있다.

이는 행정체제개편이 만병통치약처럼 여기고 있거나 아니면 지방분권정책을 차일피일 미루는 명분으로 활용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도민들에게 자칫 행정체제개편안만 잘 마련이 된다면 제주특별자치도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행정체제개편이 지나치게 뜨거운 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수단은 수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셋째, 실시 시기도 주요 고려 변수다.
개편안을 실시하는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내년 6월 30일까지 안을 만들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공청회 등 필요한 수순을 밟아 다음 지방선거에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아직 일정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여러 정황을 짐작컨대 다음 지자체선거일인 2014년 7월 1일부터 실시할 것 같다. 그러나 제주도는 정부안처럼 전면개편이면 다음 지방선거까지 미루지만 부분 개편이면 그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행정시장 직선제정도로 부분 개편한다면 제2기 행정시장 임기가 시작하는 내년 7월 1일 이전이 적기가 아닐까. 문제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유하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출처: 제주일보 2011년 5월 25일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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