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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광역시 자치구·군 개편 토론회' 토론문

행개련 0 1842

'특·광역시 자치구·군 개편 토론회' 토론문


박 수 정(행정개혁시민연합 기획처장)



그간 우리는 가치와 이익의 중앙집권적 배분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지역의 정치·행정가와 주민․언론 등이 함께 국정과 지역살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본 틀과 통로를 만들어왔다. 이와 함께 지역에 관심 두고 자율적으로 정치와 행정을 해나가려는 의식과 문화를 익히고 실천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부정부패, 비리, 선심성 시정으로 지방자치의 본바탕을 흐리기도 했다.

지방의회의 견제 감독기능 부족, 지역주민들의 건전한 감시 네트워크의 미성숙, 시민참여의 기본기제 작동 미흡, 표를 의식한 정책남발과 난개발, 예산낭비 사례도 허다했다. 소수 지배세력이나 토호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존의 타성이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지방정치 개혁과 지방정부 혁신 노력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작금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추진은 시대변화에 따라 지방자치의 효율성과 책임성 제고, 진정한 주민의 편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그 근본 틀을 바꾸어 나가는 중요한 작업이다. 이번 개편추진 내용의 한 축인 도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치구·군 개편 논의와 관련하여, 단체 내 유관 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한 주요 내용에 개인적 견해를 보태 몇 말씀드리겠다.


1. 특·광역시 자치구 개편방안
광역시와 도의 통합문제는 논외로 하고 광역시를 현재와 같이 존치한다는 전제로, 몇 가지 소견을 간략히 밝힌다. 발제문에서 제시한 자치구 통합, 구의회 선출, 준자치구, 행정구 등 여러 대안들의 장단점과 문제점에 대한 코멘트는 그간 각계 각 전문가들께서 충분히 논의한 내용이다.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다만 자치구 개편의 효율성을 부각시키면서 설득력을 높이려면, 각각의 안이 시행되었을 경우 자치구별 효과, 특히 예산의 추가부담과 절감효과가 어느 정도 되는지 시뮬레이션 수준에서나마 제시되었으면 좋겠다.

쟁점사안별 각 대안에 관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 일단 현재의 자치구를 2∼3개씩 일정 기준과 지역실정에 따라 통합하는 것에 동의한다. 광역자치의 효율성 등을 키우기 위해서다.

- 자치구의 의회를 구정협의회 같은 것으로 대체하는 방안은 단체 내 의견이 적잖이 갈린다. 현 단계 광역자치의 현실과 환경 나아가 지향할 바에 비춰볼 때 얼마나 바람직한지, 고민이 많을 줄로 안다. 무엇보다 대표성, 민주성, 주민자치의 관점에서 그럴 것이다.

- 구청장의 경우는 임명제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이 경우도, 의회의 동의절차를 거치게끔 하는 게 어떨까 한다. 발제문에서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 행정의 유기적 일체성 확보의 관점에서는, 그 일차적 장치 또는 기관은 견제와 균형을 위한 의회보다는 집행부인 구청장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구청장 임명제로 대도시 행정의 통합성을 제고하면서도, 의회의 정치적 견제와 보완 협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성과 효율성을 조화시키는 방안일 것이다.

- 자치구 의회를 폐지하는 대안을 택하더라도 여기에는 조건이 따른다. 국민과 지역주민의 관점에서는, ‘개편추진위원회’의 권능 밖의 일이긴 하나 지방행정체제 개편 문제와 ‘정당공천제’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당정치, 정당 시스템, 중앙정치의 폐단 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도로 팽배해 있고 확산일로에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의 폐지 또는 개선이야말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히 자치구 의회의 폐지나 통폐합 여부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 수용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양자를 별도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입법 일정, 상황요인, 실현 가능성, 민주성과 효율성의 조화 등을 따져 각계 그리고 각 견해 간 간극을 좁혀 적정결론에 이르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고 본다.

- 인구, 재정의 규모로 볼 때 서울시의 자치구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단, 구역통합을 가능한 한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2. 특·광역시 군 개편방안
농촌 특성을 살리는 행정이 필요하므로 광역시 내 군은 현재와 같이 존치해도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치구와 통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발제문에서 제시한 대로 특·광역시 내 군의 지위개편에 대해서 굳이 고민해야 한다면, 자치구와의 실질적인 차이 여부를 면밀히 측정한 다음 판단해야 한다. 일률적인 개편기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특히 군이 받는 주민혜택이 있는 만큼 명칭은 여전히 군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3. 자치구의 지위를 개편할 때 대도시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참여와 자치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려했으면 한다. 주민의 참정권, 접근성의 저상 등을 감안하여 특·광역시의 권한강화, 주민자치제도(발의, 투표, 소환)의 강화 문제 같은 것을 검토 추진해야 한다.

4. 기준을 유형화하는 것은 필요한 작업이다. 발제문의 ‘자치구 개편대안 평가지표’의 경우 전반부 문제점으로 중요하게 제시했던 갈등조정과 사회통합 등과 연관된 지표에 더욱 유념했으면 한다.

엄밀하게 평가지표에 따라 개편안이 구체적이고도 이론의 여지가 적게 제시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유형별로 그룹핑(grouping)하고 열거 아닌 예시의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리와 갈등 소지를 줄이면서 그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믿는다.

5. 대도시 경쟁력이 중시되는 등 여러 상황변화 속에 지방자치의 자치구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다만 지역의 정치 행정적 능률성이나 편의만이 아닌 지역주민 의사의 충실하고도 실질적인 수렴을 거쳐 개편대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힘써줬으면 한다. 이후 개편안의 시행과정에서도 각 지역의 자율적인 선택을 위해 모두 인내심을 갖고 임했으면 한다.

* 2011년 10월 20일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 주최 ‘특별‧광역시 자치구‧군 개편 권역별 토론회(수도권)’ 토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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